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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도 좋고 몰라도 좋지만 알면 더 재미있는 파묘에 숨겨진 이야기!

 

2월 22일 개봉한 화제의 영화 파묘를 보고 왔습니다. 134분의 긴 러닝타임이지만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몰입할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지만 알면 더 재밌는 우리가 몰랐던 10가지 디테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파묘에 숨겨진 이야기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한다.

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 될 것이 나왔다.

 

// 1. 이름

 

파묘 속 주인공 이름이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한 사실을 아십니까?

 

파묘 주인공들의 이름은 모두 독립운동가와 개화파 정치인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무당(김고은) 화림은 조선의용대 여자복무단 부대장 이화림

풍수사(최민식) 상덕은 조선청년독립단 결성을 주도한 독립운동가 김상덕

 

 

무당(이도현) 봉길은 홍커우공원 도시락 폭탄의 독립운동가 윤봉길

장의사(유해진) 영근은 대한제국의 군인이자 개화파 정치인으로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한 조선인 우범선을 암살한 고영근

 

감독은 혹시라도 관객들이 눈치 채지 못할까봐 도깨비놀이 장면에서 누워있는 봉길을 향해 윤씨 아재 라고 부릅니다.

 

 

고등학생 무당과 임산부 무당 캐릭터 또한 독립운동가 박자혜, 오광심의 이름을 따왔고, 보국사를 창건한 스님 법명인 원봉은 독립운동가 김원봉에서 따왔습니다.

 

// 2. 차 번호

 

 

영화에 등장하는 차의 차량번호는 화림과 봉길이 탄 차가 0301 삼일절

상덕과 영근이 탄 차는 0815 광복절

운구차 번호는 1945 일본으로 부터 해방된 해 입니다.

 

// 3. 모티브가 된 실화

 

극 중 박지용의 할아버지는 후작작위를 받을 정도로 열성적으로 나라를 팔아먹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자손들은 미국에서 막대한 재산을 갖고 살고 있었습니다.

 

 

베를린 영화제 소개 글에 따르면 이름 없는 묘의 주인인 박씨 가문의 사망한 조부는 후손들이 한국에 살지 못할 정도로 악명이 높아서 미국으로 망명한 캐릭터라고 되어 있는데 이완용 등이 포함 된 을사오적 중 한명을 염두에 두고 만등 캐릭터라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완용은 부관참시 당할까봐 두려워 전국에 헛묘를 여섯 개를 만들었으나, 이완용의 묘가 해코지 당하는 일이 잦아지자 1979년 이완용의 증손자인 이석형이 파묘 후 유골을 꺼내 간이화장하고 인근의 장암천에 뿌렸습니다.

당시 파묘 작업에 동원된 인부들의 말에 따르면 묘의 관리가 너무 엉망이여서 이완용의 무덤인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떠도는 일설에는 오래 둘수록 치욕만 남는다는 이유로 증조주의 흔적을 말살시켜 버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버린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4. 감독이 한 복수

 

박지용은 할아버지가 친일파라는 걸 알고 있었고, 할아버지 정체와 부끄러운 과거를 감추기 위해서 파묘는 하겠지만, 할아버지의 관을 열지 말고 염도 하지 않고 관 채로 태워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관이 묻혀있는 자리는 형편없었으나 왕이 쓰는 화려하고 좋은 관에 시신을 안치했으니, 관 안에도 친일파임을 추정할 수 있는 물건들이 함께 묻혀있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고모가 처음에 화장을 반대한 이유 또한, 제대로 절차를 밟으면서 화장을 하려면 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혹시나 족보가 알려져 자신들이 친일파 후손이라는 게 드러나는 걸 막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영안실 담당직원이 박지용 조부의 관을 열었고 관 속에 있던 혼령은 집안 장손들을 찾아갔습니다. LA에 있는 박지용의 아버지를 먼저 찾아가 죽였고, 이후 서울 프라자 호텔에 있던 박지용에게 찾아가 몸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후 박지용는 상덕이 보는 앞에서 일본에 충성하는 말을 하는데 이때 유리창에 비친 서울 도심에 조선총독부 건물이 지나 가더라구요 그런데 아무리 사람이 묻혀서는 안 될 악지에 묻혀있었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보복으로 자손들을 죽이려한다는 게 이해가 되진 않았습니다만, 또 생각해보면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에게 최우선은 그 누구보다 자신이라고 본다면 이해는 됩니다.

 

박지용이 할아버지 귀신에 의해 사망하자 상덕은 비가 오는 날에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는 법칙을 깨고, 급하게 화장을 해버립니다. 비오는 날 화장을 하면 좋은 곳으로 가지 못 한다는데 장재현 감독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라 팔아먹은 친일파니까 죽어서 좋은 곳에 못 가도 상관없다는 거 아닌가요?

 

// 5. 뱀의 정체

 

 

박지용 할아버지의 관을 꺼낸 후, 마무리를 하던 일꾼 중 한명이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뱀을 보고 놀라 삽으로 머리를 자르게 되는데 이 뱀은 누레온나라고 하는 여자의 머리와 뱀의 봄을 가진 일본요괴 중 하나입니다.

 

// 6. 험한 것의 정체

 

 

박지용 할아버지의 묘에 협장되었던 건 1600년대 일본의 내전인 세키가하라 전투에 참여했던 사무라이였습니다. 그 전쟁에 참여한 이들의 상당수는 우리나라를 수탈했던 왜장들인데 한국의 맥을 끊겠다고 죽은 지 몇 백년 된 사람의 영혼을 칼에 깃들게 하여, 그 관을 우리나라 허리인 태백산맥에 묻었습니다.

땅을 파도 파도 쇠말뚝이 나오지 않았던 이유는 가로가 아닌 세로로 길게 박혀 있었던 일본장수가 곧 쇠말뚝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험한 것이 원래 있으려고 했던 남산 신사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세운 조선신궁입니다.

 

 

국토뿐만 아니라 민족정신까지 말살시켜 황국시민화 하겠다는 일본의 획책으로 일본은 경성 전역에서 보이는 남산에 식민지배의 상징물을 세운 것입니다. 이후 일본은 조선인들의 신사참배를 의무화 시켰으며 학생들을 신사참배에 동원시켰습니다. 1945년 해방 후, 일본인들이 조선신궁을 직접 해체 및 철거했고 남산의 그 자리에는 안중근의사 기념관이 세워졌습니다.

 

// 7. 봉길 문신

 

 

봉길의 몸에 있는 문신은 축문을 새긴 것으로, 봉길을 지켜주는 부적 같은 존재인데 험한 것이 봉길의 간을 꺼내려 했을 때, 축문이 새겨진 곳은 건드리지 못했던 것을 토대로 상덕과 화림, 영근은 얼굴에 축문을 새기고 쇠말뚝을 제거하기 위해 묘를 다시 찾아갔습니다.

 

 

장재현 감독은 실재로 고등학교 때 까지 야구선수를 하다가 신내림을 받아서 무속인이 된 분을 만났고, 그 무속인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온몸에 문신을 한 것을 보고 봉길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 8. 촬영 장소

 

 

험한 것이 묻혀있던 묘가 위치한 산과, 보국사에서 묘 입구로 가는 첩첩산중의 뱀길, 굳게 잠긴 산의 출입구, 산을 올라가는 비탈길, 화림이 일본 장군을 유인했던 주목

이 모든 장소가 영화에서는 하나의 공간으로 그려졌지만 실제로는 전국 각지의 다른 공간을 촬영한 다음 한 공간이 듯 연결시킨 것입니다.

 

// 9. 흙이 아니다.

 

 

지관인 성덕은 흙을 맛보며 땅의 기운을 느끼는데 선덕이 맛보는 흙은 콩가루와 각종과자를 섞어 만들어 맛있다고 합니다.

 

// 10. 반전의 반전

 

파묘의 장재현 감독은 사바하와 검은 사제들을 찍으며, 오컬트 장르 외길 인생을 걷고 있습니다. 그런 장재현 감독은 교회 집사입니다.

 

 

영화의 결말에서 축사의 돼지들과 사람의 간을 먹은 범인으로 경찰은 죄 없는 반달가슴곰 한 마리를 생포했습니다. 여론은 이 반달가슴곰을 죽여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진짜 범인은 따로 있는데, 진실은 보지 못한 채 엉뚱한 것만 보는 장면을 통해 눈을 제대로 뜨고, 도깨비불에 홀리지 않고 밝은 면 그 이면, 어두운 곳을 직시해야 진실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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