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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설이 지나면 바로 정월대보름이 찾아옵니다. 정월대보름날아침에 눈뜨자마자 "내 더위 사가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정월대보름은 전통적으로 첫 보름달을 바라보며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한국문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정월대보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024년 정월대보름 날짜는 2월 24일입니다.
정월대보름의 유래
정월대보름의 유래는 옛 신라시대 소지왕의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소지왕이 정월대보름 날에 행차하던 중 까마귀와 쥐가 시끄럽게 울어서 신하에게 따라가라 명했지만 어느 연못에서 까마귀를 놓쳐버리게 됩니다. 잠시 후 어느 노인이 연못에서 나와 편지를 줬는데,
"글을 읽으면 두 사람이 죽고, 읽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라고 말하고 사라졌습니다.
소지왕은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 하여 읽지 않으려 했지만, 신하가 그 한 사람이 소지왕을 뜻하는 것 같다는 말에 결국 편지를 읽게 됩니다. 편지에는 사금갑(뜻 : 거문고를 쏘시오) 라고 적혀있어서 즉시 활을 쏘았는데, 그 안에는 소지왕을 헤치려 한 왕비와 중이 숨어있었다고 합니다.
그 후 정원대보름을 '오기일' 이라고 하여 찰밥을 준비해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생겼다고 합니다.
정월대보름의 전통적인 풍습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을 지어 먹으며, 아침 일찍 부럼이라고 하는 껍질이 단단한 과일을 깨물어서 마당에 버리는데, 이렇게 하면 1년 내내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부럼깨기). 또 귀밝이술을 마시고, 밤에는 뒷동산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며 소원 성취를 빌고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하였습니다. 즉 달빛이 희면 많은 비가 내리고 붉으면 가뭄이 들며, 달빛이 진하면 풍년이 오고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 하였습니다.
대보름의 풍년과 복을 비는 행사로는 볏가릿대세우기, 용알 뜨기, 놋다리밟기 등이 있고, 놀이로는 지신밟기, 용궁맞이, 하회별신굿, 쥐불놀이, 사자놀이, 줄다리기, 차전놀이 등이 있으며, 이 밖에 더위팔기도 있습니다.



- 보름새기 :설날과 같이 수세하는 풍습이 있어 온 집안의 등불을 켜놓고 지새웠습니다. 주로 섣달그믐날의 풍습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방에 따라 보름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하여 가족 중에 누군가 잠이 들면
장난삼아 밀가루 등으로 눈썹을 하얗게 칠해놓기도 했습니다.
- 더위팔기 :누군가 아침에 사람을 만나면 서둘러 그 사람의 이름을 불러 "내 더위 사라"라고 말하면 그해 여름에 무더위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습니다.
- 달맞이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높은 곳에 올라 달을 맞으면서 새해의 풍년을 점치고 행운을 빕니다.
- 달집태우기 :달집을 만들어 달이 떠오를 때에 태우면서 풍년을 빕니다.
- 다리밟기 :사람들은 다리를 밟으면 다리가 튼튼해질 것이라고 믿고 밤새도록 다리를 걸었다고 합니다. 12 개의 다리를
밟으면 12 개월 내내 건강 할 것으로 믿었습니다.
- 지신밟기 : 영남 지방의 대보름 문화로, 농민들이 행렬을 이루어 집을 차례로 찾아가는 풍습입니다.
- 액막이 연 :그해의 액운을 멀리 날려 보낸다는 뜻으로 음력 정월 열나흗 날에 띄워 보내는 연.
연에는 이름, 생년월일 따위와 송액영복(送厄迎福)과 같은 글귀를 썼습니다.
정월대보름의 음식
대보름에 차려 먹는 절식으로는 부럼, 귀밝이술 외에도 약밥, 오곡밥, 묵은 나물과 복쌈 등이 있습니다. 또 고사리, 버섯, 오이고지, 호박고지, 가지껍질, 무시래기 등 햇볕에 말린 묵은 나물을 물에 잘 씻어서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고 건강하게 지낸다고 합니다.



- 부럼 : 정월 보름날 새벽에는 부스럼이 생기지 말라는 의미에서 밤,잣,호두 등 단단한 견과류의 부럼을 먹습니다.
주로 밤의 껍질을 직접 깨물어 먹습니다.
- 오곡밥 :쌀, 보리, 조, 수수, 팥 등의 다섯 가지 이상의 곡물을 섞어 지은 오곡밥을 먹습니다.
- 진채식 : 무, 오이, 호박, 박, 가지, 버섯, 고사리 등을 말려둔 것을 먹습니다. 여러 집에서 아홉 가지 나물을 아홉 번,
또는 열 가지 나물을 먹기도 합니다.
- 약밥 : 물에 불린 찹쌀을 시루에 찐 뒤 꿀이나 설탕, 참기름, 대추 등을 쪄서 거른 것을 섞고,
다시 진간장, 밤, 대추, 계피, 곶감, 잣 등을 넣어 시루에 찐 밥을 말합니다.
- 복쌈 :밥을 김이나 취나물, 배춧잎에 싸서 먹습니다.
여러 개를 만들어 그릇에 높이 쌓아서 성주님께 올린 다음 먹으면 복이 있다고 합니다.
- 귀밝이술 :보름날 아침에 데우지 않은 찬술을 남녀구별 없이 조금씩 마셨습니다.
이날 아침에 찬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한 해 동안 좋은 소식을 듣게 된다고 합니다.
- 솔떡 :솔을 깔고 떡을 쪄서 나누어 먹었습니다.
대보름날에는 세 집 이상 성이 다른 집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루 세 번 먹는 밥을 이 날은 아홉 번 먹어야 좋다고 믿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정월대보름의 전통적인 풍습은 현대 사회에 맞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도시화와 생활 방식의 변화로 인해 전통적인 행사나 의식들이 간소화되거나 새로운 형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날을 중요한 명절로 여기며, 가족이나 친지들과 모여 음식을 나누고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